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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편집 2024-05-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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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뉴스=경기도]=기고문


아버지


아버지가 크고 멋진 분이라는 걸 처음 깨닫게 된 때는 군에 몸 담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시화호 방조제 공사가 한 창 진행되던 어느 섬에서 근무하고 계셨는데 마침 근무하시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아버지와 함께 인천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서 하루를 같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섬 하나를 모두 깎아내고 그 골재를 방조제 공사에 쓰는 것이었습니다. 건설회사에 근무하셨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여러 곳을 구경시켜 주시고 그곳에 계시던 회사 관계자들과 섬에 있던 교회의 목사님도 소개시켜 주시며 아들의 방문에 즐거워하셨습니다.

 

하루 일과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 되었을 때 저는 다음날 부대 복귀를 해야 했던 관계로 섬을 떠나 인천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타고 왔던 배를 불러서 다시 가면 되는 일인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섬으로 들어올 때는 괜찮았는데 풍랑주의보가 내려서 배가 뜰 수 없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부대 복귀를 못하면 큰 일이 나는지라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상황을 파악한 아버지는 무전으로 회사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셨는데 결과는 큰 배를 보내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저 한 사람 때문에 큰 배를 띄워 인천으로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해가 질 무렵 정말 올 때 보다 훨씬 큰 배가 섬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배에 올라탄 사람은 단 한 사람 저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파도가 상당히 높아졌고 뱃머리로 부서진 파도가 유리창에 튀어 올랐습니다. 선장님은 안전을 위해 저를 조타실에 승선할 수 있게 해주셨고 배가 섬을 떠나올 무렵 지금도 잊히지 않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섬에서 바다를 향해 커다란 대형 덤프트럭이 환하게 조명을 비추고 있었고 그 앞에 검은 형제만 보이는 아버지가 바다를 향해 선 채로 허리에 손을 올리고 서서 멀어져가는 저와 배를 바라보고 서 계셨습니다. 풍랑이 이는 바다를 뚫고 예정에도 없던 배를 띄우게 해주신 아버지 덕분에 저는 다음날 무사히 부대 복귀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아버지의 모습은 지금도 선명하게 아들의 가슴에 남았습니다. 이제는 백발이 되어 늙으신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크고 멋진 분이십니다.

 

 

 

 

 

글, 정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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