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뉴스=경기도]청연=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이 5월 25일부터 7월 30일까지 진행되었다.
7개의 전시실에 2000년이후에 제작된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넓은 공간에 현대미술의 특징을 잘 활용하여 관람자들에게 여유롭고 깊게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YOU'다.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으로 타원형 볼록 거울을 비춘 것 같은 "당신"은 관객의 통제밖에 자리하는 작품으로 선보인 것이다. 텍스트로 채워진 공간 자체가 작업으로 존재하며 작가가 인용한 문학작품의 구절과 코멘터리가 결합되어 보는 이에게 심리적, 육체적 압도감을 느끼게 한다.
아담 펜들턴의 '나의 구성요소들'은 자신의 콜라주 작업을 투명한 필름 위에 실크스크린으로 옮겼다. 작가가 생각하는
추상의 개념과 언어, 정체성에 대한 표현이다.
'장밋빛 원'은 공간과 시선의 강렬한 인상을 주고, '화가 도판 2'는 거울 속에 자신을 보면서 작품을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하게 한다.
현대미술은 얼핏 봐서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작품 설명을 반복해서 읽고 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 그것이 현대미술의 매력이기도 하다.
스택8, 울트라마린블루는 유산과 관련하여 임신한 여성의 부푼 배를 상징한다. 이 작품의 불안정한 정렬은 신체의 취약성과 연약함 그리고 강인함을 암시하며 중력을 이기는 가벼움과 슬픔을 뛰어넘는 탄생 등 상반된 개념들의 균형을 표현한다.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거대한 사진은 여러층의 경계가 공존하는 입체적 이미지를 표현한 '라인강 Ⅲ'다. 가뭄으로 황량한 라인강에 가혹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발췌한 ' To live within or without Society ' 사회에서 살 것인가 아니면 바깥에서 살 것인가? 라는 주제로 자신의 정체성과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 인간의 존재를 탐구한 작품이다.(안드레아 지텔)
안네 임호프의 '구름 Ⅲ'는 평면의 회화위에 3차원적인 효과를 창출하여 자연과 비자연, 인간과 비인간 등의 대비를 탐구한 구상회화다.
린 마이어스의 '무제'는 복잡한 내면의 심리적 풍경화로 질서와 무질서 사이에 다양한 현상의 공존을 표현한 것이라 하지만 좀 어렵게 느껴진다.
'메세르슈미츠풍의 자화상'은 존재에 대한 고민을 기반으로 자화상과 두상을 담은 작품이다. 인물묘사 보다는 머리를 상징하는 정신, 기억, 생각, 감정 등을 담아냈다.
매튜 데이 잭슨의 '나무'는 정물 및 풍경과 같은 고전적 화풍을 산업용 재료와 디지탈 제작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두 인도인과 치타와 수사슴'은 화려한 이면뒤에 폭력성을 묘사했고, '쉘부르의 우산'은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무제(최신 버전의 진실)는 서양문화의 근간인 성모자상에 최신버전의 진실 문자를 배치하여 고전적 이미지와 볼드체의 메시지는 하나의 작품에서 이질감을 느끼게 하여 진실이 어떻게 정의되고 인식되는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매듭과 클립을 활용한 사라모리스의 '고양이 발걸이'와 '쓰다'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단순한 굵은 선들로 압축하여 색면을 분할하고 반복하여 패턴화했다.
현대미술은 시대 상황을 반영하기에 작가의 설명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많다. 작품을 세상에 내어 놓는다는 것은 작가의 내면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기에 또 다른 자아라 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그냥 보면서 스쳐 가겠지만, 작품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애정은 남다르다. 자신의 분신일 수도 있고, 아이일 수도 있기에 작품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