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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문] 소망
    [GN NEWS=경기도]정향=기고문 -소망-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 . .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님의 <길>에서. 모두가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님이 잃어버리고도 무엇인지 모른다고 했던 그것, 그 잃은 것을 찾기 위해 내가 산다고 했던 그것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오늘도 걷고 있는 이 길에 담 저쪽에 남아있는 나를 바라봅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파랑새를 두고 너무 먼 길을 돌아온 다음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처럼 실상은 우리가 잃어버린 그것도 가까이 있지 않을까…. 우리 중에 누군들 따뜻함이 그립지 않을까? 누군들 마음 녹아내릴 애틋한 사랑이 고프지 않을까?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아파하고 힘을 보태 웃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 마음 아닐까? 개인적인 소망도 우리와 모두의 소망도 그것에서 시작되어 퍼져가지 않을까? 목표가 욕심이 되고, 열정이 지나쳐 휘몰아치는 폭풍이 된 것도 모른 채 널브러진 잔해를 남기는 실수가 없기를, 신기루처럼 멀어져간다고 미리 포기하는 안타까움도 없기를 그저 담 저쪽에서 바라보며 서 있을 나와 우리를 위해 잃어버린 그것을 찾아 오늘 함께 살고 싶습니다.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4-01-09
  • [기고문] ‘맞다’라 생각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 현명함
    [GN뉴스=경기도]청연=기고문 ‘맞다’라 생각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 현명함 영화 ‘넘버 3’에서 송강호가 불사파 대원들을 모아 놓고 일장 연설을 하는 장면이 있다. 과거처럼 권투에서 세계 챔피언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며 ‘헝그리 정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안 게임 때 라면을 끓여 먹고 훈련을 한 현정화를 예를 들면서 열변을 토하고 있을 때, 부하 중에 하나가 “임춘앤데요.”라는 말에 분위기 싸해지면서 말한 사람만 남고 모두 나가 있으라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 이것이 인간의 본성일지 모른다. 리더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사람에게 폭력이라도 휘두르고 싶은 심정이지만 개인적 성향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한다. 어떤 리더는 바로 인정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뒤끝이 좋지 않아 다양한 형태로 보복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리더에게 현정화는 탁구선수고 무엇인가 착각하신 것 같다 말하는 방법도 있고, 연설이 끝난 후 넌지시 헷갈렸거나 잊었던 것을 생각나게 리더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 현명한 것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말이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지적하면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더구나 국가나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에게는 권위와 전문성에 타격을 줄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잘못 알 수도 있고, 틀리게 말할 수도 있기에 그런 것을 지적하여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과시하면, 일시적으로 만족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똑똑한 것과 현명한 것의 차이다. 리더가 만약 중요한 실수를 하였다면 틀린 것을 바로 잡는 것은 필요하다. 공적인 일이나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고 올바르게 인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적인 만남에서는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상대에게 강요를 하면 상대를 부끄럽게 만들고 마음을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좋은 의도로 했더라도 지적질이 될 수 있고 나쁜 결과를 만들거나 자기만족으로 끝날 수 있다. 세상 사람들 중에는 생각하는 것을 모두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머릿속에 생각이 나는 것을 마음이라는 정화기를 거쳐 입으로 나와야 하는데, 바로 입 밖으로 내 보내면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다. 상대에게 한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다. 그러기에 말을 하기 전에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고, 마음이라는 정화기를 통해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더구나 상대방의 감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면서 상처를 주는 사람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대상이 되고 외롭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 그런 사람은 그냥 피하면 되지만, 문제는 그런 사람이 가족일 때 심각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반복되는 마음의 상처가 병으로 나타나거나 분노조절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에, 상처 주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한다. 또한 자신이 한 말로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사람은,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말과 행동의 간극(間隙)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상대방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말들은 대부분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거나 자기만족으로 끝날 수 있는 것들이기에 상대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도 자신이 하는 말로 인해 변화될 가능성이 없다면, 잔소리나 간섭으로 남을 수 있기에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이 ‘맞다’라 하여 모두 말로 옮기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결코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특히 자신의 말로 인해 문제가 많이 생겼다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해야 한다. 특히 가족이외의 사람들에게 잘하는데 가족에게 말을 막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 관계가 나빠지거나 공격을 당할 수 있기에 하지 못하면서, 가족에게는 잔인한 말을 서슴없이 한다. 가족은 자신이 그런 말을 해도 외면하거나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그런 행동을 하거나 아니면 그냥 넘어가기에 반복된다. 가족은 소중한 것인데 항상 옆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 중요성을 망각한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말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이 옳다는 판단이 서면 바로 말하기 보다는 관찰의 시간을 먼저 가져 보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될 수 있다. 말을 하기 전에 진실한가를 먼저 판단하고, 필요한 말인가를 미리 생각해 보고 친절하게 말하면 문제는 없다.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그냥 침묵하면 된다.
    • 기고문
    2024-01-08
  • [기고문] 눈 속에서 그리는 봄.
    [GN NESW=경기도]정향=기고문 눈 속에서 그리는 봄. 눈에 덮여 하얀 도화지처럼 깨끗해진 사과밭 귀퉁이에 보란 듯이 고개를 내밀고 서 있는 녹색 이파리가 눈길을 잡아끕니다. 이렇게 찬 바람 불어가고 난 후 머리 위로 내려오는 따뜻한 햇살이 처마 끝을 타고 녹아 물로 떨어질 때 아직 멀리 서 있는 아지랑이 봄 냄새를 떠올렸습니다. 진하게 올라오는 흙냄새와 어디에 숨어있었던 것인지 손톱만큼 작고 보드라운 새 이파리들이 흑백사진 같은 마른 풀 사이로 고개를 들어 올릴 무렵에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 냄새까지…. 해가 바뀌고 달력이 새날을 시작하는 오늘은 한껏 큰 숨을 쉬어봅니다. 가야 할 긴 여정을 앞두고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없어서 한 걸음 한 걸음이 처음이 되고 남겨질 흔적이겠기에 조금은 두렵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문득 첫날이 겨울 한 가운데여서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번 더 눈이 내리고 온 세상을 덮어 지나간 흔적들을 지워줄 테니까요. 모두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기적은 바라고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하지요. 소박한 한 걸음으로 오늘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스치듯 지나가는 소중한 보물을 하나, 둘 발견하며 지나가는 어느 날 그 기적 같은 행복과 마주하는 순간이 오기를 꿈꾸어 봅니다.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4-01-02
  • [기고문] 겨울밤에.
    [GN NEWS= 경기도]정향=기고문 겨울밤에. 겨울은 많이 움츠러들게 하는 계절입니다. 특히 체질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가진 사람에게는 참 힘든 계절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겨울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젊은 청년들에게 시련의 시간이 되는 듯합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하고, 집 사는 것을 포기하고, 아이를 포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제는 그것이 당연하거나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대학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넘기 힘든 걸림돌이 된 것은 더 오래전부터의 일입니다. 수능이 끝나면 점수가 나오지 않아 그 아까운 삶을 스스로 던져버리는 아픈 일들이 얼마나 더 계속되어야 끝이 보일까요?. 누구도 멀리 있는 목표물을 향하여 똑바로 한 치 오차도 없이 걸어갈 수는 없습니다. 개인도, 단체나 더 큰 국가도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교훈으로 삼고 크고 작은 상처를 품은 채 한 걸음을 옮기며 목표 지점에 가까워집니다. 더구나 앞이 명확하지 않은 새로운 길에서라면 그 수고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순간순간이 마치 몇 년, 몇십 년을 축약해 놓은 것 같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 노인과 청년과 아이들이 섞여서 각자가 바라보는 가치관과 세계를 향해 함께 걷고 있습니다. 아직은 경험이 많은 어른들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며 이끌어가고 있고 지금까지 잘 지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큰 힘으로 밀고 당겨주던 어른들이 점점 쇠약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뒤를 이어줄 청년들마저 그 숫자가 어른들보다 작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지내오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질 미래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더 이상 이제까지 잘 왔으니 앞으로도 잘 가게 될 것이라고 방심하면 안 된다는 뜻이겠지요. 어른들은 이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가지고 있던 힘과 지식과 기술을 젊은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고 맡길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서툴고 불완전한 우리 청년들이 자리를 잡고 제 역할을 충분히 다 할 수 있도록 돕는 후원자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렇다고 목숨이 다하도록 두 손에 꼭 쥔 운전대를 잡고 거부하고 있다가는 모두를 위험한 결과로 몰고 갈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이 보기보다 훨씬 생각이 깊고, 잘 할 수 있는 재능도 있으며 든든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돌아와야 모두에게 내일이 있을 것입니다. 주눅이 들고 축 늘어진 그들을 뒤에 밀어놓고는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할 때의 두려움은 어쩌면 희망과 기대의 그림자일지도 모릅니다. 어른의 역할은 꼰대가 되어서 사사건건 모든 일에 간섭하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넉넉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어른의 든든한 뒷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보는 겨울밤입니다.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3-12-19
  • [기고문] 인구소멸지역 '가평'
    〈사진자료=감사원〉 [GN NEWS=가평군]정향=기고문 인구소멸지역 '가평' 인도네시아는 많은 섬들이 모여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아름답고 따뜻한 나라였지만 최근 외신에서는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한 탓에 수도 자카르타가 점점 가라앉고 있어서 결국 수도를 다른 섬으로 이전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당장 닥쳐오는 위기에 어쩔 수 없는 큰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몇 가지 다른 요인도 있지만 물에 잠기는 도시를 그대로 두고 다른 문제가 해결된들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하는 까닭이겠지요. 그런데, 더 깜짝 놀랄만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역시 외신에서 언급된 것인데 대한민국이 장래 인구소멸로 사라지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는 뉴스였습니다. 필자가 접경지역 촉구를 주장하는 현수막에서 발견한 문구도 “인구소멸지역” 가평이라는 것이었으니 갑자기 먼 미래가 아니라 어쩌면 당장 코앞에 다가온 위기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인구동향 통계를 찾아보니 가평의 인구는 약 63,000명 정도였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송파구는 63만명으로 가평보다 10배가 많고, 서울에서 가장 작은 인구를 가진 중구가 13만명이니 가평보다는 2배가 많았습니다. 가장 작은 서울 중구의 절반정도 인구가 가평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청년층은 갈수록 줄어가는 반면에 노인층은 늘어나고 출생률도 감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1-3 출생 ‧ 사망 현황 (단위: 명) 2022년 출 생 사 망 출생 사망 전 월 2023년 10월 2023년(누적) 전 월 2023년 10월 2023년(누적) 217 784 12 23 162 53 69 628 * 자료: [주민등록인구통계] 행정안전부(https://jumin.mois.go.kr) * 주) 출생 및 사망신고(주민등록기준 지역별)접수일 기준, 2022년 1월부터 자료 출처 변경 3-1-1 노인인구 (단위: 명) 연도 전체인구 65세 이상 노인 비율 (노인/전체인구) 계 남 여 2022년 62,264 17,035 7,917 9,118 27.4% 2023년 10월 63,290 18,527 8,771 9,756 29.3% 3-2 아동・청소년 (단위: 명) 구 분 2022년 전 월 2023년 10월 전월대비 증감현황 영아(0~2) 687 621 631 10(1.6%) (유아(3~5) 823 757 768 11(1.5%) 아동(18세미만) 6,387 6,186 6,206 20(0.3%) 청소년(9~24) 7,571 7,376 7,366 △10(△0.1%) * 자료: 「가평군 민원지적과」 사실 인구소멸예상지역을 지도에 표시해보면 가평군 뿐만 아니라 전국의 농어촌이 대부분 해당됩니다. 단지 어느 지역이 더 빨리 소멸하게 될지 그 속도가 문제이지 소멸이라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예측입니다. 결국 인구소멸을 막을 방법은 단순하게 인구를 더 늘리면 될 일입니다. 가평군으로 더 많은 사람이 유입되거나, 자체적으로 출생률을 높이면 되겠지요. 말로는 간단 하지만 이것처럼 어려운 문제도 없을 겁니다. 당장 먹고사는 일에 바쁘고 아이들 키우는 일만으로도 벅찬데 다른 일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평범한 주민 처지에서는 너무 먼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러니 대신해서 이런 일 잘해보라고 국가가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있는 것 아닐까요? 뭐라도 도움이 된다면 접경지역 지정이든 다른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방법을 찾아봐야 할 일입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야 당장 종부세나 기타 관련 세금을 적게 내고, 사업이라도 벌일라치면 온갖 규제에 묶이는 현실에서 규제가 풀려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피부에 가장 잘 와닿는 것이겠지만 조금 더 멀리 바라보고 뜻을 모아서 힘을 합쳐야 우리 세대를 지나 아이들 세대에 좀 더 나아진 삶을 꿈 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여, 군수와 군의회가 앞장서고 있는 접경지역 지정 추진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응원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국가적으로 당면한 출생률 최저에 대한 시급한 문제도 청년들이 왜 결혼과 출산을 그렇게 어렵게 여기고 포기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누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봅니다. 겨울답지 않은 비가 내리고 기온이 따뜻하니 또 계절을 잘못 알고 개나리 같은 봄꽃들이 피어날까 봐 걱정스러운 오늘입니다.
    • 기고문
    2023-12-11
  • [기고문] 겸손과 친절은 대인관계의 기본
    [GN뉴스=경기도]청연=기고문 겸손과 친절은 대인관계의 기본 전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은 총장시절 유엔에서 각국의 대통령들과 함께 연설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 당시 미국의 대통령인 클린턴 다음에 연설하게 된 것에 고민하게 되었다. 말 잘하기로 유명한 클린턴이 연설한 후 자신의 연설이 비교될 것이기에 모국어도 아닌 영어로 연설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그래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클린턴의 연설이 끝나고 단상에 올라가서 “내가 세상에서 말을 가장 잘하는 클린턴 대통령 다음에 연설하는 것은 프랭크 시나트라 다음에 노래하는 것과 똑같다.”라 말을 했더니 폭소가 터졌고 긴 박수가 이어졌다. 분명히 반기문 전 총장은 자신을 낮추었다. 하지만 결코 낮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존경을 받았다. 잭 니콜슨, 헬렌 헌트가 주연을 맡았던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에서 잭 니콜슨은 자기밖에 모르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편집증 환자로 나온다. 식당에서 자신만의 포크와 스푼만을 사용하고 문손잡이를 잡을 때도 손수건으로 닦은 후에 연다. 바닥에 선을 밟지 않으려 하고 한 번 쓴 비누는 바로 버린다. 그런 그에게 마음에 드는 여인이 나타나서 데이트를 신청했는데, 헬렌 헌터가 입고 온 치마에 대해 한 마디 했더니 그냥 가려 해서 간신히 자리에 앉힐 수 있었다. 하지만 헬렌 헌터는 잭 니콜슨에게 “나에게 칭찬해 보세요.”라 했고 그렇지 않으면 간다 했다. 잭은 순간 당황했고 어찌할 줄 모르다가 웨이터를 부르고 딴 청을 피웠다. 헬렌은 다시 요구했고 잭은 “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한다.”라 했다. 헬렌은 최고의 칭찬이라며 좋아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자신을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자신감이 있기에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또한 잭 니콜슨도 영화에서 이기적이고 칭찬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사람에 의해 변화가 시작되고 사랑도 얻게 된다. 무능력한 사람과 비열한 자의 겸손은 거짓이거나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위선이다. 겸손은 능력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능력이 없는 사람은 겸손할 수도 없고 그럴 기회도 없다. 왜냐하면 능력이 없는 사람이 보이는 겸손은 가식적이며 허세이고 자신의 결핍을 숨기기 위한 위장술일 뿐이다. 그런 무능력한 사람이 우연히 권력이나 부를 가져도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기에 모든 것이 들어날 것이고 그 끝은 초라해진다. 또한 비열한 자의 겸손도 자신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를 속이는 것이고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면서 위선의 가면이 벗겨진다.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겸손은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겸손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것은 실력에서 온다. 그 실력의 기반은 열정과 노력으로 만들어지지만 열정과 노력만 있다 해서 실력이 반드시 쌓이는 것은 아니다. 운도 따라야하고 노력을 효율적으로 해야 하며, 열정을 지속시킬 수 있는 주변 사람이나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반복 숙달하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겸손한 것도 예가 아니라는 과공비례(過恭非禮)라는 말이 있다. 겸손한 것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기 것이 없는 자는 허풍으로 결핍을 숨기고 약점이 많은 사람들이다. 발자크의 ‘지나치게 격의없는 인간은 존경심을 잃고, 너그러운 인간은 무시당하고, 쓸데없이 열의를 보이는 인간은 보기 좋은 이용물이 된다.’라는 말처럼 대인관계에 겸손과 친절은 중요하지만 그 균형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삶을 살면서 균형을 잃을 때가 있다. 겸손해야 할 때 오만해져서 어렵게 이룬 것을 하루아침에 날려 버리는 경우도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위기나 기회의 시기가 오면 자신의 세운 기준을 항상 다시 돌아보고, 눈은 먼 곳을 보며 현실이라는 두 발은 굳건하게 디디고 있어야 한다.
    • 기고문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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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문] 목련꽃이 지고 5월이
    [GN뉴스=경기도]청연=기고문 4월이면 하얀 몽우리가 금방 지었다가 활짝 만개하고 이내 꽃잎을 바람에 날리면서 사라지는 꽃이 목련이다. 봄에 피는 대부분의 꽃들이 그런 것처럼 그들의 봄날은 짧고 강렬하다. 학창 시절 음악시간에 ‘목련꽃 피는 언덕에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라는 박목월 시인의 ‘사월의 노래’가 생각이 나면, 불연 듯 앳된 표정의 친구들과 함께 불렀던 그때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가 본다. 세월이 흘렀어도 목련꽃을 보면 그때의 감성은 그대로 가슴에 녹아있다. 양희은의 ‘하얀 목련이 필 때면 생각나는 사람’으로 시작하여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로 끝나는 ‘하얀 목련’은 그리운 사람을 생각나게도 하고, 멀리 사라져 가는 뒷모습을 기억하며 아련한 추억에 빠지게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매년 마주하는 목련은 같은 꽃이지만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과거에는 그냥 보고 즐기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꽃이 피기 전에 꽃망울을 딴 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목련꽃차의 효능은 알레르기성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이나 두통을 완화하고 혈압을 낮추며 기억력 증진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단 꽃이 활짝 피기 전에 따야 효과가 있다 한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꽃망울을 따면서 한편으로는 피워보지도 못하고 사멸하는 생명체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생긴다. 그래서 ‘고맙다’라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꽃잎을 하나씩 분리하여 그늘에 말리면 짙은 황갈색으로 변한다. 그늘에 잘 말린 목련꽃을 자그마한 용기에 담아 찾아오는 지인들에게 나누어준다. 목련꽃차의 효능도 좋지만 은은한 향기는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만들어 준 사람을 기억나게 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에서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처럼 피어보지 못한 목련꽃들이 필자와 지인들의 혈액에 녹아들어 가서 또 다른 생명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피지 못한 목련꽃을 위로해 본다.
    • 기고문
    2024-05-02
  • [기고문] 괜찮아!
    [GN NEWS=경기도]정향=기고문 괜찮아! 동그랗게 둘러서서 한 사람을 가운데 세웠습니다. 서로 미루다가 마지막에 걸려 억지스레 가운데 서게 된 사람은 어색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약간의 긴장감이 흐르고 사회자의 구령에 따라 동그랗게 둘러싼 사람들이 가운데 선 사람을 향해 한마디씩 외칩니다. 오래전 어디에서 했던 것인지는 기억이 흐릿한데 단체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되었던 코너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경험했던 짧은 순간이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강렬한 흔적이 되어 남았습니다. 지금도 간혹 회사 워크숍이나 학생들 MT에서 그리고, 모 방송에서도 등장했던 것을 보니 여전히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가운데 선 사람을 향해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는 다른 것이 아니라 “너, 잘했어! 지금까지 잘 해왔어! 괜찮아!”입니다. 어렵지도 않은 말입니다. 실제로 잘했었는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외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둘러서서 외치는 사람들과 다르게 안에 서 있는 사람은 잠깐 사이에 표정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면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맙니다. 필자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억지로 버텨보려고 아무리 애를 써보아도 그 외침은 저항할 수 없는 파도처럼 온 마음을 뒤흔들고 이내 울컥하는 무언가를 끌어올려 눈물을 쏟게 했습니다. 잘하고 있다는 그 한마디 때문에 말입니다. 한 번 터져버린 눈물은 쉽게 그치지 않고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람을 향한 필자의 외침에는 이제 무의미한 단어가 아니라 가슴속 뜨거운 단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은 눈물과 위로 속에 같은 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잘하셨습니다. 괜찮습니다.”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4-04-28
  • [기고문] 그래야 사랑하지 않겠느냐?
    [GN뉴스=경기도]청연=기고문 그래야 사랑하지 않겠느냐? 아담 : “너무나 이쁜 하와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 : “그래야 네가 사랑하지 않겠느냐?” 아담 : “몸매가 아름다운 하와를 저에게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 : “그래야 네가 사랑하지 않겠느냐?” 아담 : (멋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그런데 좀 멍청한 것 같아요.” 신 : “그래야 너를 사랑하지 않겠느냐?” 여성에게는 콩깍지 기간이 있다. 짧으면 3개월, 길어도 6개월이 지나면 벗겨진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남자에 대해 깜짝 놀라면서 자신이 사랑한 사람이 맞는지 의구심을 가지며 심리적으로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물론 일부 그 콩깍지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이 되돌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이 사랑을 시작해서 콩깍지가 벗겨지기 전에 결혼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위에서 언급한 멍청하다는 표현이 좀 지나칠 수 있지만 여성들의 콩깍지 기간 동안 여성이 남성에게 하는 행동에 의해서 느끼는 아담의 오만한 착각의 감정일 수 있다. 그래서 콩깍지는 신이 남자들에게 여성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을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을 연장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 결혼이라는 말이 있다. 열정적인 사랑을 해도 1년만 지나면 그 열정이 사라져 버리고 현실에 직면하면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부부들의 삶을 살아간다. 2세를 만들고 단란하게 잘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식들이 있으면서 헤어져 다른 삶을 사는 부부들도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함께 사는 것은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간직하며 살아야 하는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얼마만큼 행복을 늘리고 불행을 줄이는 것이 삶의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이 슬퍼지는 것은 사랑을 잃은 순간이 아니라 사랑을 의심하는 순간부터‘라고 앙드레 지드는 좁은 문에서 말하고 있다. 의심하는 그때부터 행복은 다른 문으로 달아나기에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의심의 문을 닫아야 한다. ‘결혼은 옆에 있으면 환장할 것 같은 사람보다 옆에 없으면 미칠 것 같은 사람과 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사랑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되지 않는 것을 확신하는 것이다.’ ‘사랑은 하나가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는 상태다.’ - 에릭프롬 -
    • 기고문
    2024-04-18
  • [기고문] 딸아이와 자전거
    [GN NEWS=가평군]정향=기고문 딸과 자전거. 이쯤에서 돌아가야 했습니다. 구불구불 산을 휘감고 이어진 2차선 도로에서 더 내려가면 안 되겠다 싶어 유턴을 시작할 때 뒤에서 차가 오는 걸 느끼고 차를 보는 순간 중심을 잃은 자전거와 함께 도로에 미끄러져 넘어졌습니다. 그런데 뒤에는 막내딸을 태우고 있었습니다. 경황없이 다가오는 차가 걱정되어 얼른 자전거를 일으켜 세우고 보니 딸은 벌써 일어나서 도로 가장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동시에 또 다행인 것은 딸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살펴보니 작은 상처들이 생겼습니다. 도로에 쓸려서 발목이 살짝 벗겨지고 피가 나고, 팔꿈치도 피부가 약간 벗겨졌습니다. 그 외에는 달리 다친 데가 없는 것 같아서 넘어진 자전거를 살펴보니 여기저기 쓸려서 흠집이 나긴 했지만 크게 망가진 데는 없었습니다. 그제야 딸 얼굴을 보니 반은 무섭고, 반은 상처가 아픈 얼굴이었습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안심도 되어서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딸아이가 아빠 등을 찰싹 때리면서 아빠 때문에 자전거 트라우마가 생겼노라고 투덜댔습니다. 사실 자전거를 처음 가르치고 타기 시작할 때도 아빠가 타던 큰 자전거를 가지고 연습했는데 잡은 척하다가 몰래 놓아 버리고 따라가곤 할 때 아이가 무서워했었거든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딸아이는 자전거 뒤에 타고 아빠를 꼭 끌어안았습니다. 산길을 돌고 돌아 자전거를 타고 오는 내내 딸아이는 뒤에서 쫑알거렸지만 그러면서도 깔깔대고 웃고 아빠를 숨도 못 쉬게 꼭 끌어안기를 반복하며 해가 저물어 어두워진 산길을 달렸습니다. 아빠는 속으로 행복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딸이 어른이 된 후에 오늘 일을 기억하고 또 추억하겠구나.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고 상처가 생겼지만 깔깔대고 웃으며 밤이 된 산길을 달렸던 이 순간을 어쩌면 평생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아빠와 딸의 비밀스러운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큰 선물 중 하나가 이렇게 함께 보낸 시간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가장 좋은 때는 일하느라 바빠서 모르고 지나가거나, 알면서도 같이하지 못하고 다 지나가 버린 후에야 그 소중한 것을 알게 되면 이미 너무 늦은 것을 알게 되지요. 혹시 아직 기회가 있는 엄마, 아빠들이라면 자녀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더 많이 여행하고, 크고 작은 일들을 경험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엄마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져 갈 테니까요. 좋은 봄 보내세요-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4-04-14
  • [기고문] 가평 관광 체험기
    [GN NEWS=가평군]이성아 기자=기고문 기고 가이블랙 (캐나다 군사역사학자) 번역 서대운( 가평군청 국제교류주무관 ) 제가 가평에 처음 갔을 때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하고 친절한 가평 사람들에 매료되었습니다. 가평은 푸른 하늘과 장엄한 산이 맞닿은 공제선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푸른 산과 유유히 흐르는 강이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한국은 어디를 가나 걷기에 적합한 둘레길과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가 광범위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그 길들은 넓고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어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들도 이용하기에 아주 편리합니다. 특히 한국에서의 둘레길이나 자전거 도로는 승용차나 트럭들과 공유하지 않아서 걷기 동호인이나 자전거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이용 할 수 있습니다. 2023년 4월 저는 캐나다 저의 집에서 한국의 가평까지 걷기 대장정을 결심하였습니다. 저는 한때 자전거 타기를 즐겼지만 몇 번의 사고 후에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고 달리기와 장거리 걷기로 전환하였습니다. 한국에서의 저의 걷기대장정은 인천공항에서 시작하였습니다. 2023년도 걷기 대장정은 정말 볼 것이 많았고 흥미진진했습니다. 인천에서 서울을 거쳐 경기도 동부로 진입하자 큰도시와 콘크리트 건물은 점차 푸른 목초지와 산림과 하천으로 대체되고 바쁘게 돌아가던 분주한 세상이 평화롭고 여유로워졌습니다. 인천에서 가평까지 거의 120㎞를 돌파해야 하는 먼 길이었지만 충분히 걸을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운동과 모험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자전거를 이용해 가평에 가서 약 이틀 정도 머무를 것을 추천합니다. 여러분은 가평에 머무르는 동안 캠핑이나 글램핑, 저렴한 팬션이나 호텔 등을 이용하실수 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시든 여러분은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친구들과 가평의 풍성한 자연이 주는 혜택을 만끽하며 편안하게 멋진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 기고문
    2024-04-11
  • 행복한 이어달리기
    [GN NEWS=경기도]정향=기고문 행복한 이어달리기 온 가족이 서울 근교에서 전세를 살고 있던 때의 일입니다. 서울의 답답한 환경을 벗어나서 산과 자연이 가까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어서 선택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살지 않았을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집에 심각한 하자가 있었던 것을 모르고 이사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집주인이 알려주지 않으니 깨끗하게 수리된 집으로 알고 살게 되었는데 이만저만 낭패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다가 집주인은 오히려 우리가 집을 망가트렸다고 트집을 잡고 발뺌까지 했습니다. 당장 보증금을 돌려받고 이사를 나가야 할 상황이었으나 집주인은 그렇게 해 줄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법을 전공한 필자의 소송전이 벌어지자 그제야 집주인은 소송을 취하해주는 조건으로 보증금과 이사비를 주겠다고 합의를 요청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새집을 구해 이사해야 할 형편이었기에 그렇게 합의하고 이사를 나올 때 얼마나 사람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이 들던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반대의 경험도 있었습니다. 문제 많은 그 집에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로 먼저 이사를 해야 할 때 어렵게 지인에게 부탁하여 얼마간 돈을 빌려야만 했습니다. 그리 큰돈은 아니지만 남에게 돈을 융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때 절실하게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때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셨던 분은 이유를 깊이 물어보지도 않고 필요하다는 금액만큼 주셨습니다. 모든 일이 정리되면 바로 돌려드리려고 했었는데 세상일이 원 하는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다른 일들이 연이어 생기면서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상당한 시간이 흘러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자 오히려 불편해지는 것은 우리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미안함에 자주 하던 연락도 뜸해지고 말았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돌려드릴 돈을 마련해서 그간 미안하고 불편했던 마음을 붙잡고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돈의 무게보다 몇 곱절 아니 수십 배는 더 무거운 마음을 털어놓을 생각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지내온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빌려주셨던 돈을 갚겠노라고 하자 전화기 너머로 그분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그 돈 안 주셔도 괜찮습니다…. 대답을 못 하고 머뭇거리는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끝내 그분은 돈을 돌려받지 않았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는 지금도 눈가에 눈물이 고입니다. 그 고마움과 함께 돈이라는 것은 이렇게 써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 저도 그 분에게 배운 것처럼 누군가에게 돈을 쓰겠습니다. 그러면 저도 행복할 테고, 그분도 흐믓할 것이고, 받은 누군가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렇게 쓰겠지요. 행복한 이어달리기입니다.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4-04-01
  • [기고문] 떠나는 이의 마음
    [GN NEWS=가평군]이성아 기자=기고문 떠나는 이의 마음. 언제인가 회사에서 교육 프로그램으로 어느 호스피스병원을 찾아간 일이 있었습니다. 말기 암 환자들이 많이 계시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임종 체험”이라는 것을 하였습니다. 지원자가 아무도 없어 교육 진행이 안 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손을 들고 자원하여 나갔습니다. 고인이 되신 분들이 겪는 모든 상황을 순서대로 하나씩 체험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깨끗한 테이블 위에 누워 수의로 갈아입히고 난 뒤에 손과 발을 묶고 다시 얼굴까지 가려지는 몇 단계를 지나 장식하고 난 뒤에 조심스럽게 들려서 관 속에 눕게 될 때까지 저는 그저 사각대는 소리와 과정을 설명하는 진행자의 목소리와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연주 소리만 듣고 있었습니다. 좁은 관 속에 눕혀졌을 때 약간의 불편한 마음이 들었을 뿐 생각보다 큰 불안함도 없었습니다. 마지막에는 관 뚜껑까지 덮여 암흑 속에 갇혔지만,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에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난 후 진행자는 고인을 위해 마지막 인사를 나누라는 안내가 있었고 이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과정이 끝나고 나서는 고인을 안치하는 냉장 시설로 들어가는 것이었지만 저는 여기까지만 진행하고 다시 관에서 꺼내져서 수의를 벗고 일어나 앉는 것으로 교육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 교육을 받으면서 평소 해보지 못했던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인이 된 몸은 그저 영혼이 떠나간 껍데기에 불과한데 작은 것 하나까지 너무나 정성스럽게 만져주고, 옷 입혀주고, 예를 다하여 조심스럽게 다루어 주는 것을 느끼면서 세상을 떠나 빈 몸이 된 나를 이렇듯 대하여 주는 고마움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리고 관 속에서 들리는 동료들과 진행자의 인사를 들을 때도 내가 무엇이라고 이렇게 나의 떠남을 슬퍼하고 나를 기억해 주는가? 하는 마음에 또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떠나는 나의 마음은 마지막까지 저들에게 빚을 지고 가는구나…. 내가 누군가에게 인사할 기회가 한 번이라도 남았다면 나는 당신을 용서합니다. 이 한마디 남기고 갈 수 있다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아등바등 먹고 사는 일에 소중한 시간을 모두 허비하는 것처럼 안타까운 일도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절을 느끼며, 스치는 미소를 띠고 가슴 두근거리는 연정으로, 계산하지 않는 넉넉함으로 오늘 하루를, 지금 순간을 행복하기를 소망해봅니다.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4-02-26
  • [기고문]그때 우리가
    [GN NEWS=가평군]이성아 기자=기고문 그때 우리가 오랜만에 만나는 어릴 적 친구는 특별한 반가움이 있습니다. 격식을 차릴 필요도 없고 그 예전에 불렀던 그 호칭대로 막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친밀함이 다시 돌아옵니다. 그래서 그 어떤 만남보다도 즐거운 만남이 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거기에는 우리가 함께 지나온 시간이 있고, 같이 있던 장소가 있고, 나누었던 이야기가 있고, 같이 경험한 사연들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때 그곳에서 그 시간을 같이 지나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이 소중합니다. 그와 같이 숨 쉬고 지나가고 있는 이 순간이 그냥 의미 없는 낭비가 아닙니다. 그러니 오늘 나와 동행했던 사람들과의 순간들이 소홀할 수 없는 이유가 될 텐데 우리는 너무 잘 모른 채로 지나쳐버리곤 합니다. 부자는 꼭 돈이 많은 사람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짜 부자는 추억이 많은 사람이란 말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과 더불어 만들지는 않았더라도 가까이 누군가와 한편에 차곡차곡 쌓은 사연들이 어쩌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인지도 모릅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부부 사이에, 친구 사이에, 동료 사이에 같이 만들어가는 추억을 많이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시간이 흘러 생각나는 오늘 일들이 마음속 따뜻한 추억과 향기가 되어 되돌아올 때 우리는 서로 행복한 시간 여행자가 되어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어느 곳, 누구와 함께 있던지 그대 오늘 행복하세요.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4-02-17
  • [기고문]떡국순례
    [GN NEWS=가평군]정향=기고문 떡국순례 설날 아침에 떡국을 먹습니다. 일찍 아침을 먹고 나면 아버지를 따라서 인사를 다니기 시작합니다. 가까운 옆집부터 시작해서 또 그 옆집, 또 그 옆집…. 집성촌이었던 고향에는 인사를 드려야 할 어른들이 참 많았습니다. 가는 집마다 인사를 마치면 약속이나 한 듯이 한 상 떡국이 차려집니다. 이미 아침 식사를 떡국으로 먹고 나왔지만, 또 먹습니다. 그렇게 한 집, 두 집 늘어갈수록 먹는 떡국도 그만큼 많아집니다. 혹여 배가 불러서 못 먹겠다고 하면 차려주는 집에서는 서운하다 하시니 거절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게 떡국 순례가 계속 이어집니다. 가까운 동네를 다 돌고 나면 건너편 동네로 갈 차례입니다. 옛날 시골에는 차도 없고 모두 걸어 다니던 때라서 다행입니다. 걸으면서 조금이나마 소화가 될 테니까요. 건너편 동네에서도 설 세배와 함께 떡국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점심을 지나고 오후가 되면 더 멀리 있는 집안 어른들을 찾아 또 걸어갑니다. 십리는 족히 넘어가는 먼 길이라도 일 년에 한 번 인사를 드려야 하니 아버지 뒤를 따라 남의 동네로 들어갈라치면 적잖이 긴장도 됩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하는 눈으로 쳐다보면 뒤통수가 왠지 따끔거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아버지가 같이 계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렇게 저녁 무렵까지 이어지는 집안 어른들 인사가 다 끝나면 더는 못 먹을 것 같은 배부름을 부여잡고 집으로 돌아와 정월 초하루가 끝나던 어린 시절 설날의 모습들이 기억을 따라 흘러갑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힘들고 싫었던 마음도 있지만 그렇게라도 인사를 나누지 않았더라면 누가 친척인지 모르고 살았겠다 싶습니다. 지나가다 마주쳐도 아마 못 알아볼 테니까요. 지금은 그런 수고로운 세배는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편해지기는 했는데 잃은 것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 식구들 이외에 다른 집은 그냥 모르는 집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졌습니다.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라는 말이 그때처럼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4-02-08
  • [기고문]카르페 디엠
    [GN NEWS=경기도]정향=기고문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우리에게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했던 말로 유명해진 말입니다. 본래는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의 시인이었던 호라티우스의 라틴어 시 한 구절에서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 카르페 디엠의 뜻은 “오늘을 잡아라, 현재를 잡아라”라는 뜻입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자신에게 주는 메시지도 달라질 수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말이 내일에 대한 기대나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으니 그저 현실에 순응하며 하루를 즐거움과 쾌락을 누리는 시간으로 보내자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에게 오늘은 공짜로 주어지는 무한정한 시간이 아니라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받는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숨 쉬는 공기에 대한 고마움을 잊은 듯 당연한 듯이 이어지는 날들이라서 간과한 오늘은 누군가에게는 간절해도 얻지 못할 신의 영역이니까요. 그리고 카르페 디엠은 시간적인 오늘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모든 현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잡아라”는 말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정성스러운 한 걸음을 내딛자는 의미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아서 우리의 것이 아니고, 어제는 이미 지나가버려서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오직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오늘, 지금이라는 뜻이니 허투루 보내지 말고 소중하게 여겨서 멈추지 않는 시간에 정성스러운 흔적을 새겨 넣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쌓여가는 흔적들이 내일로 이어지고 보이지 않던 소망이 현실이 될 것이며, 지나간 흔적들은 따뜻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더 많이 사랑하고, 용서하고, 씨앗을 뿌리며 걸어가는 우리에게 바닥이 아닌 한 계단 위의 내일이 다가오고 또 한 계단 넘어 오늘이 시작되는 카르페 디엠이 되기를 꿈꿉니다. 글, 사진 정향.
    • 기고문
    202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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