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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편집 2024-05-1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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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뉴스=경기도]

하늘 바람 별 그리고 물.

 

 

거실 창 앞에 겨울을 벌거숭이로 지나온 키 작은 배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여름날 무성하던 잎은 어느 날부턴가 떨어지더니 채 겨울로 접어들기도 전에 모두 다

날아가고 앙상한 가지로만 이 추운 날들을 지나 왔습니다.

소복하게 쌓인 눈을 이불 삼아 인고의 시간을 견뎌냅니다.

 

지난 해 겨울이 다 끝나 갈 무렵 비가 내렸습니다.

밤사이 촉촉하게 적셔 땅이 숨 쉴 때 작은 배나무 가지에도 방울방울 빗물이 맺혔습니다.

창을 마주하고 바라보던 나의 눈가에도 촉촉한 눈물이 고였습니다.

 

앙상하게 볼품없이 서 있는 배나무가 고마웠습니다.

견뎌 내주었구나.…….

가느다란 가지가 애달팠는데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새 잎파리를 볼 수 있겠구나.

 

지금 어딘가에서 앙상한 배나무 가지처럼 이 겨울을 지나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우리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따뜻한 바람 불어오는 봄이 온다고.

말없는 배나무가 그랬듯이 당신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어서 응원 받고 있노라고.

당신의 봄을 기다립니다.

우리의 봄날을 기다립니다.

 

 

 

 

. 정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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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하늘 바람 별 그리고 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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